HJ중공업·지역 기업, ‘정비 산업 동맹’ 결성…부산에서 함정 정비 산업 새 판 짠다
![]() |
| HJ중공업이 자체 설계, 건조한 독도함. 이 업체는 지난해 말 방위사업청으로부터 423억 원 규모의 해군 독도함 창정비 사업과 254억 원 규모의 고속상륙정 창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HJ중공업 제공 |
부산=이승륜 기자
HJ중공업이 부산·경남 조선·기자재 업체 10곳과 손잡고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클러스터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지역 기업 간 기술과 자원을 결집해 고부가가치인 함정 정비 시장을 공동 개척하고, 향후 해외 진출의 교두보까지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HJ중공업은 22일 오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인터내셔널마린, 오리엔트조선 등 부산·경남에 기반을 둔 선박 부품·철구조물·전장 분야 전문기업 10개사와 함정 MRO 산업 발전과 동반성장을 위한 클러스터 협의체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 참여 기업들은 ▲기술·인력·시설 공유 ▲사업 입찰 및 수행 단계 동반 협력 ▲공동 연구개발 등을 약속하며, 유기적인 정비 산업 동맹 구축에 뜻을 모았다.
부산·경남은 국내 최대 조선 기자재 벨트가 형성된 지역이다. 블록 제작부터 배관·전선·정밀 부품까지 정비에 필요한 전문 업체가 밀집해 있어, 기업 간 네트워크만 잘 엮어도 시너지 효과가 크다. 특히 최근 약 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해군 함정 정비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HJ중공업은 1974년 국내 최초 해양방위산업체로 지정된 뒤 지금까지 1200척 이상의 군함 건조·정비 실적을 쌓아 왔다. HJ중공업은 자사의 특수선 제작 경험과 지역 파트너사의 세부 기술력이 결합되면, 해외 대형 수주전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현재 협상 중인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RSA)이 체결되면 지역 기업과 함께 해외 물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큰 함정 정비 산업에서 지역 기업들과 힘을 합쳐 공동의 ‘큰 판’을 만들겠다”며 “동반성장을 통해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업체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참여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대형 정비 시장에 동맹 형태로 접근하면 위험 분산과 역량 강화 효과가 크다”며 “부산에서 시작된 이번 협의체가 지역 조선 생태계에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