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용의자 체포…우크라 정예부대 출신

지난 2022년 9월에 일어났던 유럽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인 우크라이나인이 체포됐다.
독일 연방검찰은 21일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산클레멘테의 방갈로에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으로 수배 중인 우크라이나인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용의자 이름이 세르게이 쿠즈네초프(49)이며 우크라이나군 퇴역 대위 출신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보안국(SBU)에서 일했고,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수도 키이우를 방어하던 정예부대에 속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쿠즈네초프는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려고 이 방갈로를 찾았고, 신분증을 제시했다가 경찰에 신고됐다. 방갈로의 운영자가 그의 신원을 컴퓨터에 입력하자 수배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방갈로 운영자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각 출동했고, 그는 저항 없이 체포됐다. 그는 현재 볼로냐 구치소에 구금 중이고, 이탈리아 법원은 그를 독일의 요청에 따라 추방할 것으로 보인다.
용의자가 체포됨에 따라 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처벌될지 주목된다. 스테파니 후비히 독일 법무장관은 “정치적으로 우리는 우크라이나 쪽에 굳건히 서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나에게 중요한 것은 독일이 법치국가이고 우리 사법 체계에서 범죄는 철저히 조사된다”고 말했다.
체포된 용의자 쿠즈네초프는 지난 2022년 9월 발트 해 보른홀름 섬 인근 해저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에 폭탄을 장착해 4개의 가스관 중 3개를 폭파한 공작팀의 일원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당시 공격이 서방의 사보타주 공작이라고 지목했고,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부인하며 러시아의 역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2023년 2월 미국의 탐사언론인 시모어 허시가 미국이 관련된 서방 쪽의 공작이라고 폭로하면서,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관련된 사건이라는 의혹이 커지기 시작했다. 같은 해 하반기 독일 주간 슈피겔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전 간부가 조직한 공작팀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검찰은 지난 2024년 1월 이 사건 때 사용된 폭탄을 운반한 배인 안드로메다 호를 급습해 압수했다. 독일 검찰에 따르면, 폴란드의 회사를 통해 독일에서 대여된 이 배에는 폭발물의 성분인 옥소겐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독일 검찰은 숙련된 잠수부가 이 폭발물을 70∼80m 해저의 가스관에 장착한 뒤 원격으로 폭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인 출신 2명과 민간 잠수부 4명이 실행한 거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이 파괴 공작을 주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소속 로만 체르빈스키 대령이 작전을 짰고, 현재 영국 주재 대사인 발레리 잘루즈니 당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지휘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체르빈스키는 지난해 슈피겔 인터뷰에서 “노르트스트림은 군사 목표물이었다”며 전쟁 중 합법적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부터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이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을 심화시킨다며 반대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7개월 뒤인 2022년 9월 발생한 폭파 사건으로 이 가스관들을 가동을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뒤 우크라이나 종전을 중재하면서 미-러 경제협력의 대상으로 이 가스관의 재가동이 거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있는 독일 등 유럽 쪽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3월 기민당(CDU) 지도부 회의에서 “노르트스트림2가 재가동되지 않도록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