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기경보기 2차 사업 후보기종이 결정됐습니다.

L3 Harris 컨소시엄이 제시한 봄바디어 G6500 비지니스 제트기 기반 조기경보기인데요.

 

이름을 길게 설명한 이유는 이 항공기가 제식명은 물론 아직 실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완전 바닥에서 새로 개발하는 항공기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선 차차 설명하도록 하고,

 

먼저 이번에 선정된 L3 Harris 컨소시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L3라는 이름은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아 해군 P-3CK 도입 당시, KAI와 함께 체계조립을 담당했던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때 이름은 L3 communications였죠. 이후 몇 번의 사명이 바뀐 후 2018년 또다른 방산업체인 Harris co.와 합병하면서 지금의 L3 Harris(이하 L3)가 됩니다.

 

L3는 이번 사업에 우리나라 대한항공, 그리고 이스라엘 ELTA사 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습니다.

갑자기 왠 이스라엘? 싶겠지만, 사실 ELTA가 이번 사업의 핵심입니다.

 

앞서 L3의 후보기종이 아직 실물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요. G6500을 개조한 조기경보기는 아직 없지만, 비슷한 크기의 다른 항공기를 개조한 조기경보기는 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의 G550 CAEW입니다.

 

RSAF_Gulfstream_IAI_G550_CAEW_(cropped).jpg

 

G550 CAEW는 이스라엘 ELTA가 개발한 조기경보기로, 걸프스트림 G550 비지니스 제트기에 EL/W-2085 AESA 레이더 시스템을 장착한 기종입니다. 사실 이 기종은 우리나라 조기경보기 1차 도입사업 때도 참여한 바 있어 우리에게도 익숙한데요. 이번에 돌아와 복수(?)에 성공한 겁니다.

 

다만 그 땐 ELTA가 직접 사업에 참여했는데, 이번엔 미국의 L3를 내세우고 들어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베이스인 G550이 단종되면서 기체가 G6500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도입될 G6500 조기경보기는 G550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셈이죠.

 

South-Korea-AEWC-L3Harris-1.jpg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두 기종은 닮았습니다. 생김새 뿐만 아니라 크기와 비행성능도 유사하구요. 

 

정리하면, 

이번에 도입될 조기경보기는 ELTA가 시스템을 제공하면, L3가 체계조립을 맡고, 대한항공이 후속작업(아마도 3~4번기 개조)을 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G550 CAEW를 독자 개발한 ELTA가 체계조립까지 직접할 수 있음에도 굳이 L3를 내세운 이유는, 아마도, 미 정부의 허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1차 사업 당시, 미 정부는 G550 CAEW에 탑재되는 데이터링크나 IFF, 각종 통신설비의 수출허가를 뒤늦게 내줬는데, 제시간에 허가를 받지 못한 ELTA는 보잉에게 패배했었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수익이 줄어들더라도 아예 미국 업체인 L3를 내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트럼프 세상이니까요.

 

다만 굳이 문제를 꼽아보자면,

1차 사업 당시 G550에게 제기됐던 문제점들이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시 G550 CAEW는 E737에 비해 기체가 작다보니 승무원의 거주성이 떨어지고, 콘솔 숫자(6개 이하, E-7은 10개)도 적어 작전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공중급유능력의 부재 또한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게다가 기체 자체의 발전용량이 737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해 향후 장비 업그레이드를 할 때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