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싱 관람에서는 어느 정도 무지가 곧 즐거움일 수 있다. 다른 챔피언십에서는 연료 소모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긴장감이 흥미 요소가 되지만, F1 CEO 겸 회장 스테파노 도메니칼리는 팬들이 오히려 그 정보를 모르는 채 보고 싶어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F1 방송 화면에서 배터리 에너지 잔량 그래픽이 사라진 것에 대해, 새로운 기술 규정에 대한 소셜미디어상의 팬 반발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이 결정을 옹호했다.
올 시즌 F1 레이스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추월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휠투휠 경쟁은 종종 "요요 레이싱" 양상을 보였다. 한 드라이버가 배터리를 다 써서 추월에 성공하지만, 곧바로 뒤따르던 드라이버에게 무력하게 자리를 내주는 식이다. 영리한 드라이버들은 에너지를 아껴두며 확실하게 추월을 굳히지만, 공격적인 드라이버는 방금 얻은 자리를 금세 잃고 만다.
에너지 잔량 정보 없이는 모든 추월이 일시적일 것이라 짐작하게 만들어 맥 빠지는 시청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메니칼리는 오토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진실은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당신이 차를 어떻게 모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추월을 하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게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F1은 선을 넘었지만, 되돌아갈 수는 없다

수십 년간 F1을 정의해온 행렬식 레이싱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챔피언십 주최 측은 접전과 추월을 유도하는 규정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 F1은 2011년 드래그 리덕션 시스템(DRS)을 도입했는데, 당시 차량들의 공기역학적 효율이 너무 좋아져 앞차 웨이크를 타고 슬링샷으로 추월하는 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제한 방식으로의 전환은 DRS의 두 가지 핵심 문제, 즉 방어용으로 쓸 수 없고 긴 직선 구간에서만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였다.
F1은 올 시즌 규정을 조정하면서 선을 넘었음을 인정했고, 향후 몇 년간 47대 53 전기-내연기관 출력 배분에서 벗어날 예정이다. 그럼에도 도메니칼리는 볼거리만을 원하는 이들을 달래기 위해 규정의 덜 매력적인 부분을 감출 수 있다. 소셜미디어 속 팬들의 주장과 달리, 드라이버들이 매 랩 전력 질주하는 것이 반드시 최고의 레이싱은 아니다. 드라이버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연료 소모와 타이어 마모를 관리해왔다. 다만 대중이 그 사실을 몰랐을 뿐이다.
출처 : https://www.jalopnik.com/2227462/f1-wont-air-live-battery-levels-fans-dont-c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