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폐 40%만 기능…중증 호흡부전에 ‘최후의 치료’ 에크모 보조 수술

서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으로 폐가 2배 부푼 신생아 한결이(남)를 에크모 보조 하에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이병섭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가 퇴원을 앞둔 한결이를 진료하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선천성 폐기형으로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 생존 가능성이 낮았던 신생아가 의료진의 포기하지 않는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출생 직후 심각한 폐기형을 보였던 송한결 군이 이병섭 신생아과 교수팀에게 에크모(ECMO·인공심폐보조장치) 보조 폐종괴 제거술을 받고 최근 퇴원했다고 20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한결이는 태어나자마자 일반 신생아의 폐 크기보다 약 두 배 이상 부풀어 오른 왼쪽 폐종괴가 심장과 오른쪽 폐를 압박하는 위중한 상태였다. 여기에 기흉과 폐고혈압까지 동반되며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않는 중증 호흡부전에 빠졌다. 결국 생후 이틀 만에 ‘최후의 치료’로 불리는 에크모 치료가 시작됐다.

에크모는 심폐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성인에게는 비교적 널리 사용되지만, 신생아의 경우 수술을 통해 도관을 삽입해야 하고 뇌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커 적용이 쉽지 않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부모는 치료를 포기하는 선택까지 고민했지만, 의료진은 “희망이 있어 포기할 수 없다”며 치료를 이어갔다. 출생 13일째, 에크모에 의존한 상태에서 폐종괴 제거 수술이 결정됐다. 수술실 이동부터 쉽지 않았다. 4kg도 채 되지 않는 신생아의 몸에 에크모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된 상태에서 10여 명의 의료진이 함께 움직여야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으로 폐가 2배 부푼 신생아 한결이(남)를 에크모 보조 하에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4kg도 되지 않은 신생아의 몸에 거대한 에크모 기계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어 있어 수술장으로 이동하는 데에만 10명이 넘는 의료진이 투입됐다. ⓒ서울아산병원

수술 후에도 고비는 이어졌다. 에크모를 제거하려는 순간 폐고혈압이 다시 악화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의료진은 심장초음파를 기반으로 약물 용량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흡입 일산화질소, 고빈도 환기 등 집중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한결이는 빠르게 회복해 수술 한 달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있었다.

퇴원 전 검사에서도 오른쪽 폐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고, 왼쪽 폐 역시 3분의 2 이상 기능을 되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결이는 지난 3월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떠났다.

 

한결이 어머니 천 씨는 “한결이가 제 곁에 있을 수 있는 건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덕분이다. 저조차도 포기할 뻔한 한결이를 믿고 살려주신 만큼 건강히 잘 키워보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병섭 교수는 “신생아과, 소아심장외과, 소아심장과, 소아마취통증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과 의사와 에크모 전문 간호사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신속하게 치료를 시행한 덕분에 한결이가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며 “조만간 남은 폐가 더 자라면 한결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