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극단적인 요청도 마다하지 않는 제조사 중 하나다. 때로는 이러한 고객 만족에 대한 집착이 극단적인 자부심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모델 역시 그중 하나로 페라리의 플래그십 개인화 프로그램인 테일러 메이드(Tailor Made)와 3개 대륙에서 모인 소규모 예술가 집단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본 차량은 12실린드리(12Cilindri) 그란 투리스모다. 차체 형태나 성능은 전혀 바뀌지 않았고, 본질적인 성격 역시 그대로 유지됐다. 대신 이 차량은 도로 위를 달리는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됐으며, 특히 한국 시장을 겨냥해 완성됐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는 외장 컬러다. 이 색상은 이번 프로젝트만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것으로, 페라리 역사상 유례없는 독자적인 색이다. 명칭은 ‘윤슬(Yoonseul)’로, 물 위에 비친 햇빛이나 달빛이 반짝이는 모습을 뜻하는 한국어에서 따왔다.
이 색상은 청자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서울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도록 설계됐다. 빛의 각도에 따라 그린에서 바이올렛, 그리고 블루 하이라이트로 변하는 이리데센트 특성을 지닌 전이형 컬러다.
차체 곳곳에는 스쿠데리아 페라리 실드, 휠 캡, 길게 늘어진 F 네임플레이트, 그리고 프랜싱 호스 등 페라리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배치돼 있다. 다만 이번에는 이 모든 상징물이 반투명 소재로 재해석됐다. 이는 페라리 브랜드 역사상 처음 시도된 방식이다.
외관을 완성하는 마지막 요소는 화이트 브레이크 캘리퍼다. 출고 당시부터 화이트 캘리퍼를 적용한 페라리는 지금까지 단 한 대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전례 없는 선택이다.
실내는 외관보다 한층 더 과감한 독창성을 드러낸다. 일부 요소는 외관 디자인과 맥을 같이하지만, 또 다른 요소들은 페라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파격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로 작동한다.
12실린드리의 실내에는 말총 직조 기법이 적용됐다. 이 소재는 시트 원단, 바닥, 대시보드, 그리고 다양한 소프트 터치 표면에 사용됐다. 해당 패브릭은 한국에서 제작됐으며, 페라리가 이 소재를 실내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직조 패턴은 차량의 글라스 루프에도 스크린 프린팅 방식으로 재현됐는데, 이 역시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시도다.
차체 외부의 반투명 요소들은 실내 센터 터널에도 그대로 이어지며, 브레이크 캘리퍼의 화이트 컬러는 화이트 시프트 패들로 반영됐다.
페라리는 이 테일러 메이드 12실린드리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에서 가격은 대부분의 이들에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참고로 기본 사양의 12실린드리는 약 50만 달러(약 7억 3,679만 원)부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