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늙었다는 증거는 사고에 대한 유연함임.

자신만 옳고 다른 사람의 옳은 의견을 듣을 생각이 없을 때

사람은 늙었다는 소리를 듣게 됨.

 

이번 유시민 작가의 두 번의 매불쇼 인터뷰가 안타까웠던 건 

그가 말하는 대화의 방식이 고리타분하게 바뀌었기 때문임.

 

보배 게시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유 작가를 위한 변명이

유 작가는 a와 b의 우열을 나눈 게 아니라 성향을 분류한 것 뿐이라는 것이지만,

유 작가는 분명 인터뷰에 자신의 이분법적 사고를 그대로 담았음.

 

가치 지향의 a그룹과

사익 지향의 b그룹이 어떻게 서로 다른 성향의 구분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b그룹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태도를 바꿔 배신할 수 있다는 말엔

b그룹에 대한 혐오의 정서가 깔려 있음.

-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이 글을 그만 읽어도 됨.

 

더구나 유 작가가 더 나빴던 것은

유 작가가 두 번의 인터뷰에서 

지적하고 대통령의 눈을 가리는 사람으로 표현한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법무부 장관 비서관, 강원도지사 후보, 행안부 장관이 모두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고 현 당국의 핵심 내각 관료라는 데 있음.

 

유 작가는 대통령은 뛰어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식으로 인터뷰를 하던데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은 부하를 전적으로 믿기 보다는 재차 삼차 일의 진행상황을

스스로 확인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국무회의나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임.

 

결국 유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대통령 휘하의 가까운 친명 그룹은 언제든 배신할 수 있는 b그룹의 사람들이지만,

자신을 비롯한 정청래 대표, 김어준 씨, 최민희 의원이나 조국 대표 같은 가치 지향의 a그룹은

그럴 일이 없으니 자신들을 더 중용하라는 요구밖에는 되지 못함.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은

권력을 통해 사회를 바꾸겠다는 명예욕을 가진 정치가들이 유 작가의 구분대로 

abc라는 세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으냐의 문제와

유 작가가 a그룹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이나 명예와 상관없이 

친명 그룹을 공격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옳으냐의 문제임.

 

유 작가의 abc론은 사실 그냥 나온 게 아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청래 대표는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들도 모르는 조국 혁신당과의

합당 제의를 했고 거기에 반발이 크게 일어나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임.

합당이 무산된 이후

김어준 씨는 누구도 관심이 없고 중요하지도 않은 ktv건을 연이어 다루거나

국무총리를 공격하고

모든 정부의 일을 차기 권력 육성 프로젝트로 여기는 등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부를 공격하고 있음.

 

그러다 장인수 기자의 폭로 건이 나왔고

유 작가는 이 모든 일을 수습하기 위해 대형 채널인 매불쇼에 출연한 것임.

 

김어준 씨 측에서 공격하지 않았다면

지난 두 달간 국정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음.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조국 혁신당 의원들이 나서서 극렬 반대한 

검찰 개혁안 역시

정부가 민주당과 여러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의원총회를 통해 의결한 당정합의안임.

반대를 하려고 했으면 그 의결 이전에 숙의했어도 됐을 일을 

의결이 끝난 후 뒷북치듯 생때를 부려 요구를 관철한 것이지

정부관료들에 의해 눈을 가리고 있던 대통령의 진짜 뜻이 정청래 대표와 강성파 의원들을 통해

이뤄진 게 아님.

 

결국 이 논의가 향하는 것은 차기 대권과 당권임.

가치와 국익을 생각하는 a그룹이라면 

민주세력의 화합을 위해

당대표 포기나 친명 그룹의 차기 대권 프로젝트에 적극 협조하면 될 일임.

 

유 작가가 말한대로

그 자신이 나만 옳고 친명 그룹은 언제든 배신할 수 있는 사악한 이익집단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