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의 ‘결단’과 김영록의 ‘안정’ 호남은 실용을...

3인 체제로 굳힌 ‘통합특별시’의 토대, 화려한 수사보다 투박한 진정성에 ...

좌측부터 강기정시장,김영록후보, 신정훈의원
좌측부터 강기정시장,김영록후보, 신정훈의원

2026년 4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실험대 위에서 호남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결선 투표를 앞둔 두 후보의 발걸음은 사뭇 대조적이다. 한쪽이 ‘행정의 안정감’이라는 견고한 성벽을 쌓고 있다면, 다른 한쪽은 ‘미래의 청사진’이라는 화려한 깃발을 흔들며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 9일, 김영록 후보 캠프에서 연출된 신정훈 의원과 강기정 시장의 ‘3인 손 맞잡기’는 이번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되었다. 정치적 수사와 이해관계를 넘어 호남의 두 축인 광주시장과 전남권 유력 의원이 김 후보를 매개로 결합한 것은, 사실상 ‘준비된 안정’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특히 경선에서 탈락한 신정훈 의원이 “통합의 난제를 풀 현실적 대안”이라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단순한 세 결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 의원은 지지 선언을 통해 “농어촌에 대한 감수성과 풍부한 행정 경험을 겸비한 김 후보가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이는 단 한 차례의 시행착오도 허용할 수 없는 통합특별시의 절박한 현실을 반영한다. 김 후보가 내세운 ‘균형·포용·행정’의 원칙은 갈등조차 설계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노련한 행정가의 승부수라 할 만하다.

물론 이 ‘철옹성’ 연대에 맞서는 민형배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무안을 향해 던진 ‘에어로시티’와 ‘농업 AX’라는 파격적인 카드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기자의 시선으로 복기해 본 민 후보의 정치는 ‘비전의 화려함’ 이면에 '검증의 부채’를 안고 있다. 신정훈 의원이 지적했듯,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여론조작 의혹과 투명성 문제는 그가 넘어야 할 높은 문턱이다.

특히 민 후보 캠프가 취재진의 연락을 피하며 보여준 폐쇄적인 태도는 그가 주장하는 ‘광주 정신’과 배치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치는 화려한 말로 짓는 집이 아니라,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삶의 궤적으로 증명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겐 그 어느 때보다 명징한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거센 풍파 속에서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본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하며 흔들림 없는 지혜를 증명한 바 있다. 이제 호남은 말 많고 탈 많은 후보의 화려한 변명보다, 실질적인 지역 위기를 해결할 ‘실무형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 동부권의 산업 위기와 농어촌 소멸이라는 총체적 난국을 단순한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통합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서 묻고 싶다. 빛나는 수사 뒤에 숨은 불통의 그림자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조금 투박하더라도 정직한 행정의 발걸음을 택할 것인가. 광주와 전남의 미래는 한 명의 ‘감성적 기동전’이 아니라, 시도민의 삶을 낮은 곳에서부터 챙기겠다는 절박한 책임감 위에서만 피어날 수 있다.

잘못된 선택의 대가는 결국 우리의 후세가 짊어지게 될 짐이다. 부모 세대의 짧은 선택이 자녀 세대의 긴 한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의 냉철한 선택만이 찬란한 통합의 아침을 가져올 수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한 화려한 ‘정치 쇼’에 속기엔, 우리의 삶이 너무나 절박하다.” 신정훈의 결단과 김영록의 안정감이 호남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